가축 분뇨 공동처리장 앞 저류지에 돼지 똥 둥둥
주민 ‘무단 배출’ 외지 농가 지목…시 “현장 확인”

수년간 가축 분뇨가 무단으로 바다에 방류돼 논란이 된 전남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도성마을의 가축 분뇨 공동처리장 앞 저류지 및 바다에 또다시 분뇨가 유입, 방류돼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여수시가 지난해 6억 원을 들여 개선 사업을 했는데도 분뇨가 저류지를 거쳐 바다로 흘러 들어가 행정 당국의 관리 감독 부실 책임까지 제기된다. 이참에 분뇨를 무단으로 배출한 오염원 업체를 끝까지 추적해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오후 찾은 도성마을의 가축 분뇨 공동하수처리장 앞 저류지 위에 돼지 분뇨 슬러지가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목격됐다. 해충인 깔따구로 추정되는 곤충도 득실댔다. 일부 시커먼 분뇨 슬러지는 저류지의 녹조와 덩어리를 이루며 굳어가면서 악취를 풍겼다. 저류지 제방 넘어 갯벌에는 가축의 분뇨가 섞여 갈색을 띠고 있다.
 

13일 도성마을 가축 분뇨 공동처리장 앞 저류지의 녹조와 섞인 분뇨. (사진=마재일 기자)
13일 도성마을 가축 분뇨 공동처리장 앞 저류지의 녹조와 섞인 분뇨. (사진=마재일 기자)
13일 도성마을 가축 분뇨 공동처리장 앞 저류지의 녹조와 섞인 분뇨. (사진=마재일 기자)
13일 도성마을 가축 분뇨 공동처리장 앞 저류지의 녹조와 섞인 분뇨. (사진=마재일 기자)

도성마을 내 양돈업자의 가축 분뇨 무단 방출은 상습적으로 이뤄져왔다. 그러나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주민들은 악취 고통에 시달려왔고 바다는 오염됐다.

여수시는 지난해 6억 원을 투입해 공동처리장 앞 저류지 퇴적 폐기물 준설‧폐기 작업을 마쳤다. 시는 또 3억 원을 들여 노후 설비 개보수 등 가축분뇨 공동처리장 개선 사업을 진행했다.

외지인 양돈 업자에 대해서는 분뇨를 외부 위탁 처리 또는 액비저장 시설 설치 후 분과 뇨를 분리 배출 등 개선 방안도 마련했다. 현재 외지인 3농가 중 1농가는 분뇨를 마을 외부의 시설에서 처리하고 있으며 2농가는 분과 뇨를 분리 배출해 마을의 공동처리장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또다시 저류지에 돼지 분뇨가 유입되면서 악취를 풍기고 있는 것. 도대체 누가 가축 분뇨를 몰래 버렸을까. 주민들은 외지인이 운영하는 A 양돈 농가를 지목한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도성마을 내 6농가에서 돼지 6195두를 사육하고 있는데 이 중 외지인이 운영하는 3농가가 4750두(76.7%)를 차지한다.
 

13일 도성마을 가축 분뇨 공동처리장 앞 저류지에 떠 있는 분뇨. (사진=마재일 기자)
13일 도성마을 가축 분뇨 공동처리장 앞 저류지에 떠 있는 분뇨. (사진=마재일 기자)
13일 도성마을 가축 분뇨 공동처리장 앞 저류지에 떠 있는 분뇨. (사진=마재일 기자)
13일 도성마을 가축 분뇨 공동처리장 앞 저류지에 떠 있는 분뇨. (사진=마재일 기자)
지난해 가축 분뇨 공동처리장 앞 저류지 퇴적 폐기물 준설 후 모습. (사진=여수시)
지난해 가축 분뇨 공동처리장 앞 저류지 퇴적 폐기물 준설 후 모습. (사진=여수시)

도성마을 관계자는 “6억 원을 들여 똥물을 처리해 한 동안 깨끗하더니 또 똥물이 유입돼 바다로 흘러간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오염원 배출 업체를 끝까지 찾아서 이참에 뿌리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여수시 기후생태과 수질관리팀 관계자는 “현장을 확인해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여수시 신풍리 애양병원 인근에 자리한 도성마을은 수십 년간 축산분뇨로 인한 악취와 축산폐수 바다 유입,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슬레이트, 석유화학 산단 매연과 분진 등 열악한 생활환경에 노출돼 피해와 고통을 호소해왔다.
 

13일 도성마을 가축 분뇨 공동처리장 앞 저류지 제방 넘어 갯벌의 웅덩이 모습. (사진=마재일 기자)
13일 도성마을 가축 분뇨 공동처리장 앞 저류지 제방 넘어 갯벌의 웅덩이 모습. (사진=마재일 기자)
2018년 8월 21일 본지 마재일 기자가 도성마을 가축 분뇨 공동처리장 앞 저류지 넘어 갯벌의 웅덩이를 삽으로 젓고 있다.
2018년 8월 21일 본지 마재일 기자가 도성마을 가축 분뇨 공동처리장 앞 저류지 넘어 갯벌의 웅덩이를 삽으로 젓고 있다.

특히 가축 분뇨가 수년째 바다로 무단 배출되면서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있고 심한 악취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이 마을은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에도 창문조차 마음대로 열지 못한다.

전남도와 여수시는 지난해부터 115억 원(국비 66억, 도비 7억, 시비 42억)을 투입해 마을 경관 개선, 슬레이트 지붕철거·개량, 공공하수시설 설치, 가축분뇨 공동하수처리장 개선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재일 기자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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